유토피아 디스토피아

2022. 12. 27. 14:54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별이 총총하게 박힌 하늘을 보며 친구가 중얼거렸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었다. 망할 자식.


"하나님의 나라는 여러분 마음속에 있습니다.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기 위해 싸우는 사람의 영혼은 이미 하나님의 나라에 살고 있는 것입니다"

밤 하늘의 아름다운 이미지
밤 하늘의 아름다운 이미지 @ Image by 愚木混株 Cdd20 from Pixabay


그랬다.


유토피아는 점심을 거르는 아이들을 알면서도 오늘 점심은 뭘로 때우나 고민하는 시민들의 구차한 삶 속에도,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전직 혁명가의 새삼스러운 외침 속에도 없다. 유토피아는 "아무것도 아닌" 준법서약서 한 장 못 쓰고, 아들을 기다리는 칠순 어머니에게 "오래 사셔야 돼요"라고 말하는 내 동갑내기 장기수의 영혼 속에, 사람들이 '미망'이라 비웃는 그 고결한 영혼 속에 있다.

주여. 갇힌 자에게 은총을...

<씨네21 제168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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