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ㅂ]로 시작하는 추억의 말말말

바다(Sea)

눈물같은 바다, 파도의 흰 포말이 구역역질해 놓은 가슴 한켠.
가슴에 박힌 못. 꿈틀꿈틀거리며 저리게 피어나는 안개.
만지고 싶어 떨리는 손, 손의 허공, 눈물같은 바다.
파도의 흰 포말이 구역질해 놓은
가슴에 박힌 못.
꿈틀꿈틀거리며 저리게 피어나는 안개.
미치도록 아름다운, 詩같은.

 

바람(Hope)

애인의 살냄새

 

바퀴벌레(Beast)

마누라보다 더 질긴 삶의 동반자

 

바퀴벌레(Animal Couple)

이, 바퀴벌레 같은 놈아, 했을 때
그 안에는 때로 가증스러울 정도의 사랑이 담겨있기도 하다.
없으면 못 살 정도의 연인을 빗대는 말은 '한쌍의 바퀴벌레' 또한
종족번식력이 뛰어난 바퀴벌레의 생리를 얄굿게 표현한 것인데,
바퀴벌레 또한 사람을 얼마나 징그럽게 여길 것인지는
생각해볼 일이다.

 

바퀴벌레(Giving up)

더이상 방법이 없다.
지구의 운명에 너를 맡기는 수밖에.

 

반성(Self-Examination)

아침의 문을 여는 햇살의 소리.
들풀에게라도 인사 건네고 싶은 마음.

 

방위병(Part-Timer)

현역들의 온갖 질투와 구박에도 끈질기게 살아남은
우리 동네 지킴이.
가족들에게 면회를 강요하지 않는 효자들.
귀신잡는 해병, 해병잡는 방위.
낄낄낄~~ 그래도 방위는 방위다!!

 

백골단(Terrorist)

전쟁이나 의경 중에서 사복체포조를 이르는 한 이름.
시위가 한창이던 80년대에 이들의 활약은 실로 대단했으며,
돌이나 화염병에 대비해 흰 헬멧을 쓰고 다니는 것에서
붙여진 명칭으로 추측됨. 90년대 초반 이후 고용주의
인간적 반성에 의해 그 숫자는 현격히 줄었음.
그러나 잊을만 하면 가끔씩 모습을 드러낸다는 소문이 있음.

 

보라빛(Violet)

보라빛 색깔, 보라빛 밝음, 보라빛 그림자, 보라빛 선율.
보라빛 노래, 보라빛 솟아오름, 보라빛 슬픔, 보라빛 안타까움.
보라빛 그리움, 보라빛 소망, 보라빛 아픔, 보라빛 가슴.
보라빛 향기, 보라빛 전율, 보라빛 이별, 보라빛 그리움... 전화벨.
전화벨 소리.

 

봄(Spring)

망가진 풍경.
제멋대로 뛰고, 날고, 부수는, 자연의 불꽃놀이.

 

부부(Friend)

지루한 책임감의 연속.
구속이 주는 권태와 보호의 삶.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지겨운 거래.
그러나 가장 오래된 친구, 얄굿은 희망.

 

분리수거(Rule)

인간도 분리수거 해야 합니다!
'재생가능한 것'과 '재생불가능한 것'으로


 

불로소득(Easy Money)

1. 주머니에 1,000원이 있다.
    88단배 한갑을 사고 9,300원을 거슬러 받았다.
2. 결혼했는데 여자가 아이까지 데려왔다.

 

불륜(Why Not?)

저절로, 일단 저질러 놓고 보게 됨.
사건의 뒷수습은 대부분 주인공 외의 조역들이 맡음.
왜 안된다는 거죠?
묻고 싶지만 말이 잘 안 뱉어짐.
사랑의 다른 이름.

 

불면증(Insomnia)

밤마다 쉽게 터져 버리는 희망을 붙잡고 안타까워 눈물짓고
한숨 쉼.
한계성을 지니고 있어 낮이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가
밤이면 흐흐, 불길한 웃음 짓고 나타남. 영원한 홍역.
추억 알레르기, 대부분 완패 당함.

 

붉은빛(Red)

해의 색깔은 붉은빛이 아니다.
촛불이 색깔은 붉은빛이 아니다.
붉은 장미의 색깔은 붉은빛이 아니다.
사랑은 붉은빛이 아니다.
수많은 색깔이 모여 해를 만들고 촛불을 만든다.
붉은 장미를 만든다.
사랑을 만든다.
붉은빛은 거짓말이다.

 

비(Rain)

잊지 않고 걸려오는 옛애인의 슬픈 안부전화

 

비디오방(Petting)

사랑의 행위를 따라할 수 있도록 잠정적으로 허락된 공간.
나도 연기자!

 

비상구(Escape)

언제나 비상구는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평상시에는 열려 있고 비상시에는 어김없이 잠겨 있다.

비상구 이미지
인생의 비상구는...? @ Image by Peter H from Pixabay



빨간립스틱(Lim Joo Ri)

운명을 바꾸고 싶은 여자

 

삐삐(Pager)

현대의 인간이 고독한 존재라는 것을 재확인함.
혹은 '난, 괜찮아'
그러나 역설적으로 우리들 얼굴은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고,
그 슬픔을 대신 칭얼거려줌.
교양있는 혹은 외로움이 들킬까 쑥쓰러운 사람들은
거친 들판의 바람소리같은 진동음을 선호함.
젊은층은 다양한 호출음을 선택해 자신의 감정에 색깔을 입힘.
그러므로 삐삐거리기만 하는 삐삐는 인간처럼 고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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